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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도시 힐링 로맨스

가을 서점 — 제8화. 처방하는 사람

2026.09.27 발행 · 전 8화
낙엽 깔린 골목, 손님이 문을 여는 밝은 서점

다음 날 아침, 나는 도시의 유리 건물로 갔다.

오세혁을 다시 만나러. 이번엔 흔들리러 간 게 아니었다. 답을 하러 갔다. 어젯밤, 문시원의 책상 앞에서 그 페이지에 손을 얹었을 때, 나는 이미 알았다. 도시를 통째로 버릴 것도, 도시로 통째로 돌아갈 것도 아니라는 걸. 거절도 수락도 아닌 세 번째 답. 내 속도로, 내 조건으로 저 세계와 다시 손을 잡는 것. 밤새 나는 그 답을 한 줄로 벼렸다. 로비는 여전히 빨랐고, 엘리베이터는 여전히 소리 없이 올라갔다. 그런데 이번엔 내 심장이 그 속도에 반응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이 건물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알았고, 안다는 건 끌려가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결정했어?" 오세혁이 회의실에서 물었다. 기대에 찬 얼굴로.

유리벽 너머로 도시가 내려다보였다. 저 아래 어딘가, 은행잎 진 골목과 스탠드 불빛의 작은 서점이 있었다. 지난번엔 여기서 그게 안 보여서 헷갈렸다. 오늘은 안 보여도 알았다. 보이지 않아도 거기 있다는 걸 아는 것, 그게 돌아갈 곳을 아는 사람의 힘이었다.

"네." 나는 앉았다. "그런데 제 조건이 있어요."

"조건? 말해봐. 연봉이면—"

"연봉 얘기 아니에요." 나는 말했다. "저, 최전선은 안 할래요. CD님이 저를 데려가려는 건 예전처럼 밤새 뛰는 카피라이터로겠죠. 그건 못 해요. 대신 저는, 프로젝트 단위로 일할래요. 제 속도로. 매일 출근 안 하고, 제가 사는 동네에서 일하고, 필요할 때만 붙는 걸로. 그리고—" 나는 숨을 골랐다. "재촉하는 카피는 안 쓸래요. 지금 시작하세요, 늦기 전에, 그런 거요. 저 그런 거 이제 못 써요."

오세혁의 얼굴에서 웃음이 빠졌다. 실망이었다.

"다인아." 그가 한숨을 쉬었다. "그건 네가 아니야. 너 원래 최전선에서 빛나던 애야. 밤새 뛰고, 제일 먼저 한 줄 뽑아내고. 프로젝트 단위? 그건 그냥 외주지. 넌 그런 애가 아니야. 난 널 A급으로 데려가려는 거지, 반쪽짜리로 쓰려는 게 아니야."

예전 같으면 나는 그 말에 무너졌을 거였다. 넌 그런 애가 아니야, 라는 말. 그건 내가 제일 무서워하던 말이었으니까. 최전선에서 빠지면 아무것도 아니게 될까 봐, 나는 육 년을 밤새 뛰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말이 무섭지 않았다.

나는 그 며칠 밤, 이 대화를 수십 번 그려봤다. 카피라이터의 습관이었다. 중요한 말은 미리 한 줄로 준비해두는 것. 그런데 이번엔 남을 설득하는 슬로건이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문장을 준비했다. 나를 위한 문장을 쓴 게, 육 년 만에 처음이었다. 광고주를 위한 문장은 수천 개 썼는데, 나를 위한 문장은 한 줄도 못 쓰던 내가, 이번엔 나를 위해 한 줄을 준비해 왔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달라진 사람이었다.

"CD님." 나는 그를 똑바로 봤다. "제가 왜 그렇게 뛰었는지 아세요? 무서워서요. 멈추면 아무것도 아니게 될까 봐. 근데 그렇게 뛰다가, 제 사수가 죽었어요. 이한 선배요. CD님도 아시죠. 선배는 늦기 전에 뭘 해내려다 쓰러졌어요. 저는 그 옆에서 제 마감 하느라 선배가 꺼지는 것도 몰랐고요."

오세혁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이한 선배를 알았다.

"저는 육 년간 사람들을 재촉하는 문장을 팔았어요." 나는 말했다. "그게 제 재능이었죠. 근데 그 재능이 선배 같은 사람을 만들어요. 이제 저는 그 재능을 다르게 쓰고 싶어요. 재촉하지 않고, 읽어주는 쪽으로. 사람 마음을 정확히 읽어서, 딱 필요한 한 줄을 건네는 쪽으로. 그게 최전선보다 못한 게 아니에요. 그냥 다른 거예요. CD님이 저를 A급으로 보신다면, 이 A급을 A급으로 써주세요. 밤새 뛰는 애 말고, 정확히 읽는 애로."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오세혁은 오래 나를 봤다. 그러더니, 천천히 웃었다. 이번엔 실망이 아니라, 뭔가를 새로 본 사람의 웃음이었다.

"…너 변했다." 그가 말했다. "말투가 느려졌어. 근데 이상하게, 더 정확해졌네." 그가 펜을 내려놨다. "좋아. 프로젝트 단위로 가자. 대신 아무 프로젝트나 말고, 네가 정확히 읽어야 하는 것들로 붙여줄게. 그건 네가 제일 잘하니까." 그가 손을 내밀었다. "환영한다, 다인아. 네 속도로."

나는 그 손을 잡았다. 도시를 버린 게 아니었다. 도시 안에서, 내 속도를 찾은 거였다. 유리 건물을 나오는데, 이번엔 그 건물이 나를 삼키지 않았다. 나는 이 도시에 살면서도, 이 도시에 잡아먹히지 않는 법을 이제 조금 알았다.

✦ ✦ ✦

그날 저녁, 나는 서점으로 갔다.

가을 서점에 불이 켜져 있었다. 이 주 만에. 스탠드가 켜지고, 유리문에서 노란 빛이 새어 나왔다. 쪽지는 떼어져 있었다. 당분간 처방을 쉽니다, 대신 이제 그냥 문이 열려 있었다. 문시원이 서가를 다시 채우고 있었다. 상자에 담았던 책들을 하나씩 제자리에 꽂으면서. 빈 책장이 다시 차오르고 있었다.

"돌아왔네요." 내가 들어가며 말했다.

"안 떠나기로 했어요." 그가 책을 꽂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 오랜만에 온기가 있었다. "어제, 그 페이지를 넘겼어요. 혼자서. 손님이 옆에 있어준 다음 날 아침에, 겨우 혼자 넘겼어요. 삼 년 만에요." 그가 나를 봤다. "다음 장에 뭐가 있었는지 알아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냥 다음 이야기였어요. 제가 무서워한 그 페이지 뒤엔, 그냥 계속되는 이야기밖에 없더라고요."

나는 웃었다. 그가 자기 힘으로 페이지를 넘겼다는 게, 내가 대신 넘겨준 것보다 훨씬 좋았다. 처방은 그런 거였다. 대신 살아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넘길 힘을 주는 것.

"그래서 오늘은." 나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제가 시원 씨한테 처방하러 왔어요."

그가 놀란 눈으로 나를 봤다.

"저 이제 처방할 줄 알거든요." 나는 말했다. "누구한테 배웠는지 아세요?"

다인이 문시원에게 책을 건네는 손

나는 그에게 책을 내밀었다. 내가 며칠 밤을 고민해 고른 책이었다. 남의 마음을 읽는 게 직업인 내가, 처음으로 이 사람 하나를 오래 읽고 고른 한 권. 제목은 『다시 문을 여는 사람』이었다. 헌책방에서 찾은, 오래된 책. 그리고 그 사이에, 나는 손글씨 책갈피를 끼웠다.

그동안 나는 그의 책갈피를 모았다. 매주 처방받은 책마다 끼워져 있던, 그의 손글씨 한 줄들. 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다. 느리게 읽어도 됩니다. 돌아갈 곳을 아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습니다. 나는 그걸 다 모아뒀다. 이번엔 내가 쓸 차례였다.

내 책갈피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남의 책만 읽던 사람에게. 이제 당신 이야기를 읽을 시간이에요. 옆에서 같이 읽을게요.

문시원이 그 한 줄을 오래 봤다. 카피라이터가 평생 쓴 어떤 문장보다, 나는 그 한 줄이 자랑스러웠다. 광고주도 없고, 소비자도 없고, 오직 이 한 사람만을 위한 문장.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아끼는 사람을 위해 처음으로 쓴 진심의 한 줄.

문시원이 나한테 처음 처방하던 날, 나는 그가 서가로 사라졌다 딱 한 권을 들고 오는 걸 신기하게 봤다. 저렇게 짧게 얘기하고 어떻게 한 사람한테 맞는 책을 고르지, 하고. 이제는 안다. 그건 오래 읽는 일이었다. 몇 마디 말 뒤에 숨은 긴 이야기를, 손님이 흘린 표정과 커피를 쥔 손과 문을 여는 망설임까지 다 읽어내는 일. 나는 그를 몇 주 동안 그렇게 읽었다. 물러설 때의 눈, 상자에 책을 담던 등, 삼 년째 못 넘긴 페이지. 그 모든 걸 읽고서야 이 한 권을 골랐다. 처방은 재능이 아니라, 사람을 오래 들여다보는 마음이었다.

"고마워요." 그가 겨우 말했다. "저… 이거, 오래 걸릴 거예요. 저 넘기는 거 느려요."

"알아요." 나는 말했다. "저 느린 거 견디는 법, 여기서 배웠잖아요. 얼마든지 기다려요."

✦ ✦ ✦

며칠 뒤, 구인자 할머니가 서점에 차를 들고 왔다. 나는 그때 서점 한쪽에서 책 정리를 돕고 있었다. 이제 나는 주말마다, 도시 일이 없는 날엔 이 서점에 나와 문시원을 도왔다.

"학생, 여기 아주 눌러앉았네." 할머니가 웃었다.

"할머니." 나는 물었다. "할머니는 왜 매일 여기 오세요? 하루도 안 빠지고 오신다면서요."

할머니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서가를 둘러봤다. 오래된 눈으로.

"내가 여기 처음 온 게." 할머니가 천천히 말했다. "이 서점 문 연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 이십몇 년 전이지. 그때 나는 남편도 먼저 보내고, 애들도 다 나가고, 사는 게 아무 의미가 없었어. 그냥 하루하루 버티는 거였지. 그러다 어느 날 이 골목을 지나는데, 노 선생이 나를 딱 보더니 그러는 거야. '사모님, 잠깐 들어오세요.' 그러고는 책 한 권을 골라주더라고. 왜 필요한지는 안 묻고."

나는 손을 멈추고 할머니를 봤다.

"그 책이 나를 살렸어." 할머니가 담담하게 말했다. "무슨 대단한 책도 아니었어. 그냥, 나 같은 사람 얘기였어. 다 잃고도 하루를 사는 사람 얘기. 근데 그 책 한 권 읽고, 나는 다시 살아졌어. 그때부터 나는 매일 여기 왔어. 노 선생한테 빚졌으니까. 노 선생 가고 나서는, 시원이가 저러고 있으니 더 못 떠나지. 이 서점이 사람을 살린다는 걸, 나는 내 몸으로 아니까. 저 서점이 문 닫으면, 나 같은 사람이 또 어디 가서 살아나겠어."

나는 그 말에 오래 말을 잃었다. 그러니까 할머니는 이 서점의 첫 처방을 받은 사람이었다. 이십몇 년 전, 서점이 문을 열자마자 받은 노 선생의 첫 처방이 이 할머니를 살렸고, 그 할머니가 그 긴 세월을 이 서점 곁에 남아 있었다. 처방이 사람을 살린다는 게, 무슨 낭만적인 얘기가 아니라 여기 살아 있는 사람으로 증명되고 있었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나도 이 서점의 처방으로 살아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처방하는 쪽이 됐다.

나는 문득, 이 서점이 왜 사라지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았다. 앞선 골목의 낡은 상가들은 하나둘 재개발에 밀려 헐렸는데, 이 서점만은 도시 한복판에 계속 남아 있었다. 그건 건물이 튼튼해서가 아니었다. 이 서점이 살린 사람들이, 이 서점을 떠나지 않아서였다. 할머니가 이십몇 년을 지켰고, 문시원이 눌러앉았고, 이제 나까지. 살아난 사람이 곁에 남아 다음 사람을 살리는 한, 이 느린 섬은 도시가 아무리 빨라져도 가라앉지 않을 거였다. 그게 이 서점이 재개발을 비껴간 진짜 이유였다. 사람이 사람을 붙들어 두는 곳은, 쉽게 헐리지 않는 법이니까.

"그래서 학생이 오니까 좋아." 할머니가 나를 보며 웃었다. "이제 처방하는 사람이 둘이잖아. 시원이 혼자 무거웠는데. 살아난 사람이 또 남을 살리고, 그렇게 이어지는 거지. 서점이라는 게 원래 그런 데야."

✦ ✦ ✦

초겨울이 왔다. 골목의 은행잎은 다 졌고, 첫눈이 얇게 내렸다.

토요일 저녁, 나는 서점에 있었다. 문시원과 나란히 서가 앞에 서서, 책을 정리하던 참이었다. 그때 유리문이 열렸다. 찬 바람과 함께, 낯선 손님이 들어왔다. 정장 차림에, 노트북 가방을 메고, 다크서클이 짙은. 커피를 든 손이 지쳐 있었다. 나는 그 얼굴을 알아봤다. 몇 달 전의 나였다.

"저기." 그 사람이 어색하게 물었다. "여기가… 책 골라주는 데라고 들어서요. 제가 요즘 좀… 뭘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문시원이 나를 봤다. 눈으로 물었다. 손님이 처방을 원하는데, 이번엔 다인 씨가 해볼래요?

나는 앞치마에 손을 닦고, 그 손님에게 다가갔다. 몇 달 전, 문시원이 나한테 했던 것처럼.

"왜 필요한지는 안 물을게요." 나는 말했다. "잠깐 얘기만 나눠요. 그럼 제가 딱 한 권 골라드릴게요."

손님의 지친 얼굴이, 조금 풀렸다. 몇 달 전 내 얼굴이 그랬던 것처럼.

나는 서가로 걸어 들어갔다. 문시원이 늘 그랬듯이. 그리고 손님의 마음을 읽어, 딱 한 권을 골랐다. 손끝에 종이 먼지가 묻었다. 나는 그 먼지가 좋았다. 도시의 그 어떤 빠른 것보다, 이 느린 종이 먼지가 나를 살아 있게 했다.

책을 건네며, 나는 그 사이에 손글씨 책갈피 한 줄을 끼웠다. 몇 달 전 문시원이 나한테 끼워줬던, 바로 그 말을.

당신은 지금 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다.

손님이 그 한 줄을 읽고, 눈시울을 붉혔다. 나는 그 얼굴을 보며, 몇 달 전 이 자리에서 이 한 줄을 받고 무너졌던 나를 떠올렸다. 처방은 이렇게 이어지는 거였다. 살아난 사람이 또 살리고, 받은 사람이 또 주고.

손님이 돌아간 뒤, 나는 문시원 옆에 다시 섰다. 창밖으로 첫눈이 내렸다. 도시는 여전히 빨랐다. 저 멀리 빌딩들이 불을 밝히고, 지하철이 지나가고, 누군가는 지금도 밤새 뛰고 있을 거였다. 나는 그 도시에 여전히 속해 있었다. 다만 이제, 그 한복판에 내 속도로 멈춰 설 작은 섬 하나를 알았다.

유나한테서 문자가 왔다. '너 요즘 목소리가 계속 느리다. 부럽다야.' 나는 웃으며 답했다. '너도 언제 와. 책 한 권 골라줄게. 왜 필요한지는 안 물을게.' 유나는 한참 뒤에 답했다. '…나 그거 필요할지도.' 나는 그 한 줄을 오래 봤다. 언젠가 유나도 이 유리문을 열고 들어올 거였다. 그때 나는 유나를 오래 읽고, 딱 한 권을 골라줄 참이었다. 무감각한 척 버티는 내 친구에게, 이제 좀 느껴도 된다고, 무너져도 다시 일으켜 줄 데가 여기 있다고.

문시원이 내 어깨 너머로 그 문자를 보고 조용히 웃었다. "손님 늘겠네요." "제 친구예요." 나는 말했다. "제일 빠른 사람. 근데 제일 지친 사람이기도 하고요."

옆 카페에서 류 사장이 커피를 내리다 우리를 봤다. 그가 유리문 너머로 씩 웃으며, 입 모양으로 뭐라 했다. 나는 알아들었다.

'요즘 저 서점, 손님이 늘었어.'

나는 웃었다. 문시원도 웃었다. 서가 가득 책이 도로 채워졌고, 스탠드는 따뜻했고, 처방하는 사람은 이제 둘이었다. 나는 이 도시의 어느 골목, 재개발을 비껴간 낡은 상가 이 층에서, 처음으로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해 고른 자리에 서 있었다.

가을에 처방받으러 온 사람이, 겨울엔 처방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 ✦ ✦

작가의 말

『가을 서점』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이야기는 "남의 마음은 잘 읽으면서 정작 자기 마음은 못 읽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다인도, 문시원도, 어쩌면 우리 모두 조금씩 그렇게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빠른 도시에서 남을 위해 문장을 쓰고, 남을 위해 뛰다가, 자기가 뭘 원하는지 잊어버리는 것. 이 소설이 잠깐이라도, 당신에게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한 페이지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나요. 따뜻한 겨울 되세요.

다음 편 예고: 겨울, 오래된 라디오 방송국을 무대로 한 새 이야기가 찾아옵니다.

— 전 8화 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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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설은 창작 픽션입니다. 등장하는 인물·상호·사건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삽화는 AI로 생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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